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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30개월에 접어든 아기 사랑이.
난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3가지가 있었다.
1. 영어를 모국어처럼 편안하게 구사하는 아이
2. 음악을 즐기고 악기 1가지는 다룰 줄 아는 아이
3.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

음악은 수시로 틀어주고 악기는 아직 장난감 드럼정도다.
운동이라 생각하고 하원후에는 놀이터에서 놀거나 산책을 한다.

영어모국어 환경이 나에겐 제일 큰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내가 해준것, 또는 해야할 것은 3가지 였다.
-영어동요 자주 들려주고 불러주기
-하루 1권 영어동화책 재미나게 읽어주기
-일상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하기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는데 15개월쯤
clap your hands 라는 노래가사를 듣고 박수를 치던게
첫 아웃풋이었다.
이후에는 where is your head? 하면 머리를 가리키고
벽그림에 있는 동물을 영어로 물어보면 가서 짚어주곤 했다.
아.. 아직 표현을 못할 뿐 알아듣는구나 싶었던
그 짜릿한 전율!
언젠가는 아빠보고 daddy 라고 하고
조금씩 아웃풋이 나오기 시작했다.
영어로 물어보면 대답을 할때
궁금한걸 물어보며 what's that?
자기랑 방에서 놀자며 내손을 잡아끌고 follw me.
어제는 let's go 라고 말하며 놀이방으로 앞서 걸어간다.
오늘 아침엔 손을 씻으며 wash hands 라고 말하며 얼굴을 가리키며 이건 뭐냐고 물어보길래 face라고 했더니 따라 말한다.
엄마표 영어를 하고싶었으나 경험도 없고 확신도 없었던 나는 과연 이 방법이 맞는걸까, 이대로 한다고 해서 영어로 말할수 있을까 의구심이 많이 들었었다.
그래서 영어를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한국어도 잘 못하는데 너무 과하면 안될것같은 생각에 주로 대화는 한국말로하다가 가끔 영어로 말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 본격적으로 열심히 영어환경을 만들어 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가 느낀것은
아무리 영어동요 100곡을 하루종일 틀어놔도
내가 영어로 한두번 불러줬던 노래를 영어로 부른다.
아무리 영어애니매이션을 몇시간씩 보여줘도
내가 했던 몇마디 짧은 말을 영어로 내뱉는다.
결국은 10번 듣고 10번 보는것보다
엄마가 1번 노래 불러주고 얘기해주는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부터는 간단한 회화정도는 막힘없이 할 수 있도록 나의 영어실력부터 갈고닦아야 겠다.
큰 거부감 없이 따라와주는 아이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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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낳고 처음으로 모유수유를 했던 때가 생각나는구나.

그땐 내 몸에서 난생처음으로 이상한 액체가 나오는 것도 신기했고 갓 태어난 네가 그걸 '모유'라고 내품에서 빨아먹는데 어찌나 감동스럽던지..

어머, 어머, 하면서 나도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

그렇게 너에게 처음 젖을 물렸지만 모유수유가 순탄치많은 않았어.

너에게 젖을 물린 그날부터 내 몸에서는 젖이 돌기 시작했고, 밤이고 낮이고 심지어 새벽에 자다 일어나서도 3시간 마다 유축을 해서 너에게 갔어.

신선한 초유를 먹이겠다는 그 일념하나로, 제왕절개로 걷기도 힘들만큼 아픈 배를 움겨쥐고 신생아실을 왔다 갔다 했었지...

지금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초인적인 힘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게 바로 모성이라는 걸까?

산모교실을 다닐때부터 모유수유가 좋다는 말을 익히 들어왔었고, 엄마는 당연히 모유를 먹여야겠다고 다짐을 했었어.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더라..

젖은 계속 불어나서 가슴은 딱딱해지고 아픈데 너에게 젖을 물리면 곧 잠들어버리기 일쑤고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넌 젖을 먹을 생각이 없고..ㅠㅠ

다시 차오르는 젖을 짜주지 않으면 모유가 말라버린다고 하니 조리원에서 시키는대로 3시간마다 유축을 했어.

자다가 일어나서 유축하고, 또 다시 자고 다시 일어나서 유축하고.. ㅠㅠ

내가 젖소인지 산모인지 사람인지 나중에는 잠을 제대로 못자니 정신이 헤롱헤롱 머리가 지끈지끈..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유축한 모유를 먹이고 있었는데 집에와서 내 젖을 물려보려고 하니 네가 거부를 하네??

왜 가슴만 갖다대면 그렇게 자지러지게 우는지.. 엄마는 그때 처음으로 '유두혼동'이라는걸 알게되었어.

아기가 1달쯤 되면 젖병이나 젖꼭지중에 한가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는데, 넌 젖병을 선택했지 뭐니.. ㅠㅠ

그런데 바로 젖을 먹어주면 좀 편할것 같은데 네가 도무지 그럴 생각이 없으니 계속해서 엄마는 유축하고 먹이고 유축하고 먹이고..

신생아라 수시로 젖을 먹어야 하니 정말 잠이 부족해서 두통약을 달고 살았단다. 지금 생각하면 왜그리 무식하게 모유를 고집했는지 나도 모르겠어.. ㅠㅠ

아빠 벌이가 시원찮아서 분유값이라도 아껴야 했다는 힘든 얘기는 안하고 싶지만 ㅠㅠ

그런데 분유를 먹이려고 하면 맛을 알아버린건지 안먹으려고 하니 엄마는 계속해서 유축을 해야만 했단다.

결국 그 모습을 본 외할머니의 특단의 조치!

그냥 달래서 계속 젖을 물려라.. 아무리 울어도 젖을 물려야지 언제까지 유축해서 또 그걸 먹이고 또 유축을 하고 그렇게 할거냐..

근데 신기하게도 넌 잠을 자다가는 젖을 물리면 거부하지 않았거든.

그래서 엄마도 계속 노력을 했어. 젖을 먹기 싫어서 그런건 아닐거다.. 젖꼭지가 익숙치 않아서 젖병을 찾는거니까 아예 젖병을 잊게 만들자..

아.. 정말 험난한 과정이었다. 그렇게 어르고 달래가며 일주일, 열흘.. 한달... 어느덧 넌 젖을 잘 물기 시작했어.

알고보니 젖이 돌기 시작하면 젖이 물총처럼 마구 뿜어져 나오는 '사출'이란걸 하는데 그게 아기가 느끼기에는 물에 빠진것 처럼 괴롭다는구나..ㅠㅠ

그걸 극복해야하는데 아직 어린 너에게는 조절할 수 있는 요령이 없으니 젖이 돌면 살짝 뺐다가 짜내고 다시 물리고 그걸 계속 반복했었지.

정말 지금 생각해도 다시 하라면 그리 못할것 같다. 너무너무 힘들었거든.

그래도 그렇게 노력노력 한 끝에 결국 넌 젖병을 거부하는 아이가 되었어. ㅎㅎㅎ

아빠를 닮아서 넌 "한놈만 패!!!" 스타일인가봐. 도아니면 모! 한우물만 판다~!!! ㅋㅋ 뭔가를 좋아하면 그것밖에 모르는 아빠도 아기때 좋아하는 누크 젖꼭지가 있었는데 구멍이 나고 찢어지도록 그 젖꼭지만 빨았다고 하더라고..ㅎㅎㅎ

그래도 엄마는 모유를 먹이겠다는 일념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젖병을 거부하는 것은 견딜수 있었단다. 

다만 엄마가 아니고서야 너에게 아무도 젖을 줄 수 없기에 너를 잠시도 어디에 맡긴다거나 떼어놓고 볼일을 볼 수 없다는게 가장 힘들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험난한 과정으로 엄마는 13개월을 완모하겠다는 목표를 넘어 1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너에게 젖을 주고 있어.

네가 필요할때, 특히 잠들기 전에 항상 젖을 주었기 때문에 네가 젖을 찾는다거나 달라고 떼쓴적이 없어서 단유는 굉장히 쉬울 줄 알았다.

네가 커가면서 이유식을 먹이니 젖양도 서서히 줄어들고 예전처럼 젖이 많이 돌지도 않았기 때문이지.

그런데 얼마전 젖을 끊을려고 아빠가 널 재우면서 젖을 안주기 시작했더니 네가 엄마 가슴팍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면서 젖을 달라고 하네?? "아다아다~~"

그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ㅠㅠ

그리고 사실 네가 젖을 물고 품안에서 엄마와 눈을 맞추고 눈을 깜빡이는 모습.. 엄마 품에서 젖을 먹다가 잠든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그 모습을 더 볼수 없다고 생각하니 괜히 눈물이 나고 아쉬워서 엄마가 더 주고싶은거 있지?ㅎㅎ

사실은 너보다는 엄마가 단유를 할 마음의 준비가 안되있었나봐.

그래서 아직은 단유를 못하고 있어.

젖을 끊으려고 한 이후로 네가 수시로 엄마옷을 잡아당기면서 달라고 하니 더더욱 주고싶네..

마지막으로 네가 엄마 젖을 먹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달라고 할거야. 그렇게라도 해놔야 나중에 두고두고 너의 그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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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오늘은 네가 태어난지 벌써 9개월이 되는 날이다.

네가 이 세상에 온 이후로 엄마는 하루하루가 특별하다.

몇일 전 잠투정을 유난히 많이 했는데 엄마도 지쳐서 수면교육이랍시고 널 더 많이 안아주지 않아서 미안하구나.

그렇게 울다 지쳐 잠든 다음날, 신기하게도 넌 폭풍 성장을 했더라.

잘때마다 많이 울어서 널 안고 서서 재우느라 좀 힘들었는데 폭풍성장기였었나봐.

갑자기 거실장의 서랍을 열고, 도리도리 머리를 흔들고, 이젠 양손을 사용해서 제법 짝짝궁도 잘하고..

유난히 옹알이도 많이 늘었다.

"다다다다다~"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반복하지만 넌 의사표현도 할 줄 안다는것!

정말 신기하다.

넌 정말 멋진 아들이다.

사람을 보면 방긋 방긋 잘 웃어주고, 장난을 치면 까르르 웃을 준비를 한다.

윙크든, 도리도리든, 짝짝궁이든 뭐 하나를 가르쳐주면 끝없이 반복해서 연습을 하고

목표의식과 성취욕도 뛰어나다. 집념이 대단한 아이다.

게다가 카리스마까지 있단다!

엄마아빠는 팔불출이라 만나기만 하면 너의 자랑을 늘어놓고 서로 좋다고 웃는다.

너를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하다.

넌 엄마 아빠를 변화시킨 힘을 가지고 있어.

네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무척 궁금하다.

무엇보다도 너의 그 무한한 잠재력을 잘 키워나가고 싶다.

네가 하고싶은 일, 가치있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너를 위해서라도 엄마가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넌 이 세상에 와서 나의 삶에 의미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엄마도 나름 열심히 살았는데, 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삶의 보람을 느낀다.

조그만 네가 나의 삶을 이렇게 크게 변화시킬줄은 몰랐어.

널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고맙고 사랑한다 아들아.

너의 태명처럼,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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